기억되지 않는 IR PPT, 이유가 뭘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5분 남짓의 IR 피칭, 그 여정의 끝에는 클로징 페이지가 있다.
이는 우리 사업의 가치를 투자자에게 마지막으로 각인시킬 기회다.
그런데도 많은 기업이 여전히 마지막 장에 “THANK YOU” 혹은 “Q&A”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단순히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로 발표를 마무리한다.
물론 틀린 방식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특별할 것도 없는 무난한 클로징일 뿐이다.
투자자의 기억에 남지 않는 클로징,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
좋은 IR 클로징이란 무엇일까?
IR 피칭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데모데이는 본질적으로 경쟁 PT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다.
나 홀로 주인공이 되는 발표가 아니라, 여러 경쟁자들 속에서 우리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즉각적인 결정을 이끌어내는 세일즈 프레젠테이션과도 다르다.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가 IR 피칭의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은 투자자의 기억에 남는 것이다.
기억에 남는다는 것은 곧 투자 심사역이 관리하는 지켜봐야 할 스타트업 풀에 우리 회사 이름을 올린다는 의미다.
그렇게 되면 투자 심사역은 우리의 성장 과정을 지켜볼 것 이고, 티핑 포인트를 발견할 때 연락을 해 올 것이다.
물론, 우리가 계획대로 성장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그렇다면, 투자자의 기억에 남는 클로징을 위해 우리는 어떤 메시지를 던져야 할까?
보통 전체 IR 스토리를 요약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더 효과적인 방법은 우리 사업의 가치를 한 번 더 강하게 각인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강조할 수 있는 가치는 대부분 다음 두가지에 속한다.
- 고객이 우리 사업을 통해 얻는 핵심 가치
- 우리 회사의 비전과 시장 타이밍이 주는 투자 가치
기억에 남는 IR 클로징, 이렇게 만들어라
IR 피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자의 기억에 남는 것이다.
단순히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로 마무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업의 핵심 가치를 다시 한번 강하게 전달하는 클로징 페이지를 구성해야 한다. 우리 회사에서 진행한 컨설팅 사례를 통해 기억에 남는 클로징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1. 기술 선점과 신뢰를 강조한 위플로
위플로는 전기자동차 구동 시스템 진단 솔루션 EV-pit을 개발한 기업이다.
현재 일반 정비업체에서는 전기차의 구동 시스템을 제대로 진단할 수 있는 솔루션이 부족해, 소비자와 정비업체가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위플로는 클로징 페이지에서 단순한 제품 소개를 넘어서, EV-pit을 통해 전기 모빌리티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소비자들에게 더욱 안전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강조했다. 기술로 시장을 선점할 뿐만 아니라, 업계를 혁신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남긴 것이다.
2. 미래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강조한 지로
지로는 두둠스톡이라는 영상 스톡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최근 서비스명을 드롭샷스톡으로 바꿨다.)
영상 편집 기업과 고객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시작으로, 사용되지 않는 유휴 영상을 저작권 문제 없이 스톡 형태로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지로의 IR 클로징은 특히 인상적이다.
“바야흐로 생성형 인공지능의 시대다. 지금은 저작권 이슈가 크지 않지만, 결국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다. 그 시기가 왔을 때, 과연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지로는 이 질문을 던지며, 더 많은 영상 저작권을 확보한 기업이 시장을 선점할 것이며, 그 선두에 지로가 서 있을 것이라는 강한 메시지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3. 고객의 삶을 변화시키는 가치를 강조한 믿을 수 있는 친구들
오토프라이스는 오픈마켓에서 자동 가격 변동을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들은 경쟁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하루 종일 가격을 모니터링하며 대응해야 한다. 오토프라이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개발되었다.
클로징 페이지에서는 “우리는 단순한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오토프라이스는 고객들에게 ‘여유 시간’을 선물하고, 그 시간이 결국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킬 것이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기능을 넘어, 고객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가치를 강조한 것이다.
4. 고객 경험의 본질을 담은 정성깃든
정성깃든은 큐브 형태의 천연 조미료를 개발한 기업으로, 지금 우리가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코인 형태의 천연 조미료의 원조격인 회사다.
이 기업의 대표는 IR 컨설팅 과정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사용하며 어떤 경험을 하길 원하는지를 고민했다.
그리고 대표님은 “우리 제품을 통해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한 고객들이 ‘대접받았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 메시지를 바탕으로 우리는 클로징 페이지를 “잘 먹었습니다.”라는 한마디로 구성했다.
이는 단순한 감사 인사가 아닌, 고객이 정성깃든 제품을 통해 느낀 만족감과 감사를 담은 말이었다.
우리 IR 클로징,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가?
이제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았으니, 다시 우리 회사의 IR 클로징 페이지를 점검해 보자.
어떤가? 우리 회사가 투자자들에게 꼭 전달하고 싶은 가치가 충분히 담겨 있는가?
만약 아니라면 다시 고민해 보자. 투자자들이 우리 회사를 어떤 가치로 기억하길 원하는지, 이를 위해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이 고민은 단순한 발표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업이 성장하면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발전해야 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가이드를 제시하고, 대표님들이 직접 강력한 메시지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러분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면, 여러분의 IR은 데모데이에서 유일하게 기억에 남는 피칭이 될 것이다.
자, 이제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