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시작하면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IR 자료를 만들거나 준비하게 됩니다. IR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잘 만든 IR은 어떻게 다른지부터 생각해봐야 하는데요.
많은 분들이 투자로 이어지는 제안서는 아이템이 특별하거나 디자인이 화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발표자가 뛰어난 언변으로 심사위원들을 사로잡는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물론 빼놓을 수 없는 요소지만 IR은 목적이 뚜렷한 만큼 ‘짧은 시간 안에 투자자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설득하는 IR이 되기 위해서는 한 장 한 장이 그 역할을 해야 합니다. 기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해시키고, 설득하기까지는 단계가 필요하니까요.
아이템 한 줄 설명하기
첫 번째는 표지에 들어가는 아이템 한 줄 설명입니다. 표현 그대로 투자받고자 하는 아이템에 대한 설명을 한 줄로 요약하는 것인데요. 중요한 포인트는 우리 아이템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한 줄 설명만으로 이해가 될 수 있게 ‘직관적이고, 함축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템 한 줄 설명을 봐도 어떤 제품인지 예상할 수 없고, 저마다 다르게 받아들이는 설명은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비유나 거창한 표현도 피해야 합니다.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줄 수 있고, 사실과 다르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으니까요. 하나 더 덧붙이자면 아이템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으면 더 좋습니다. 긍정적인 입장에서 아이템을 들을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점 공유하기
IR에서 문제점 분석이라니 의아하신 분들도 있으실 텐데요. 우리 아이템이 왜 필요한지를 현 상황의 문제점 분석을 통해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공급을 위해서는 수요가 있어야 하듯, 아이템이 어떤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지를 전달해 필요성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문제점은 아이템을 만드는 입장이 아닌 고객(소비자) 입장에서 제시되어야 합니다. 사회·환경적으로 심각한 문제이고 해결이 시급하다 할 지라도 아이템을 구매하는 고객 입장에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템을 일부러 문제를 만들어 끼워 맞추거나 다른 제품을 비판하는 방식도 좋지 않습니다. 흐름이 어색해질 수 있고, 자칫 다른 제품과의 비교가 될 수 있으니까요.
‘아이템을 만들게 된 동기와 이유’를 생각해 봅시다. 처음 아이템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을 것입니다. 기존 제품에서 불편함이나 한계를 느껴서일 수도 있고, 기술 개발이 계기가 되어 제품화했을 수도 있습니다. 제품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어떤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해결책 제시하기
문제점을 분석했으니 솔루션(Solution)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문제점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면 되는데요. 가령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고 싶지만 복잡한 과정과 부담스러운 비용, 사용자의 시스템 적응을 문제점으로 제시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해결책에서는 설치과정 간소화, 낮은 설치 비용, 쉬운 사용법이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해결책을 제시할 때는 문제점에 부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령 문제점을 A, B, C, D로 제시했다면 해결책은 A’, B’, C’, D’로 이어져야 흐름이 끊기지 않고, 의문을 남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템 소개하기
아이템 소개는 해결책 제시를 대체하거나 이어지기도 합니다. 앞의 예시를 다시 활용해보면 어떤 기술이 과정을 간소하게 하고, 구축 비용을 낮추는지 아이템을 통해 보여주는 것입니다. 해결책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제품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하는 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주의할 점이 있다면 기술 나열이나 전문적인 용어로 내용을 설명하지 않는 것입니다. 간혹 아이템을 더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설명까지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전문적인 내용으로 깊이 들어가면 일반적인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들 뿐더러 많은 내용에 파묻혀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아이템에 대한 이해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핵심 내용만 전달한다는 생각으로 아이템에서 중요하거나 가장 내세우고 싶은 내용만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내용은 함축적으로 정리해 전달력을 높이고, 한번 더 생각해야 하는 표현보다는 의미가 바로 전달될 수 있는 표현이 좋습니다.
경쟁사 비교하기
경쟁사 분석은 우리 아이템과 같거나 유사한 제품을 상품화한 경쟁사와의 비교를 통해 아이템을 강조하고,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경쟁사의 범위를 좁게 보고 ‘경쟁사가 없다’고 하거나 단순히 ‘경쟁사보다 우리 제품이 좋다’로 접근하지 않는 것입니다. 경쟁사가 없다는 것은 시장성이 없다고 여겨질 수 있고, 경쟁사와의 단순한 비교는 아이템 그 자체가 아닌 개선된 제품 정도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꼭 같은 형태로 제품화된 아이템이 아니라도 경쟁사는 될 수 있습니다. 가령 새로운 형태로 제조한 조미료라고 해도 조미료라는 넓은 범위에서 보면 비교·분석할 수 있는 경쟁사는 있습니다.
아이템과 유사성이 높거나, 이미 많이 알려진 경쟁사의 경우 질문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제품이 있으면 사용해보고, 자료를 충분히 찾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예상치 못한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대답할 수 있으니까요.
시장 보여주기
아이템의 시장 상황이 어떤지, 시장 진출 시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계입니다. 시장 상황은 ‘투자받고자 하는 아이템의 가능성과 예측 성과를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정리합니다.
시장의 범위는 아이템이 뻗어갈 수 있는 전체 시장부터 짧은 시간 안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단기 시장으로 좁혀가면 됩니다. 흔히 TAM, SAM, SOM으로 보여주기도 합니다. TAM(Total Addressable Market)은 아이템의 ‘전체시장’입니다. 무선통신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아이템이라면 스마트팩토리 시장이 될 것입니다. SAM(Service Available Market)은 ‘유효시장’입니다. 스마트팩토리는 농업과 축산업, 건설과 식품부터 좁게는 유통&사무 업무 등에 구축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아이템의 특징과 시장성에 맞춰 유효시장을 설정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SOM(Service Obtainable Market)은 거점시장, 수익시장입니다. 가장 초기에 진입해 수익을 내야 하는 시장인 만큼 생존시장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유효 시장에서도 특정 지역을 타깃으로 하거나, 회사 규모를 한정해 좁힐 수 있는데 이 시장에서 자리잡아야 다음 시장으로 갈 수 있는 만큼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금액으로 추산하면 투자자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기업 & 구성원 소개
여러 이유로 기업과 구성원 소개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회사 규모가 크지 않거나 구성원이 많지 않을 때, 형식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IR에서 기업과 구성원에 관한 정보는 꽤 중요합니다. 사업을 구체화할 수 있는 경험과 인력이 있는지 투자자들이 현실적으로 확인하는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분량을 많이 할애할 필요는 없습니다. ‘보여주기식 소개’보다 ‘운영하기식 소개’가 중요합니다. 수많은 경험과 경력보다 사업과 관련된 내용, 기업 인증이나 특허권이 있을 경우 넣습니다. 이런 정보들은 사업화한 아이템의 전문성을 검증할 수 있고, 투자자에게 상대적으로 잘할 수 있다는 강점으로 부각됩니다.
구성원은 아이템과 관련된 전공이나 학력 위주로 정리하고, 직책과 담당 업무를 밝힙니다. 채용을 앞두고 있는 경우 분야와 계획을 적기도 합니다. 채용 계획을 통해 기업이 보완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있고, 향후 운영 방향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은 구성원이 많지 않아 외부에 있는 화려한 전문가를 고문으로 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경험 많은 전문가의 도움보다는 기업에 필요 인력이 충분한지 계획을 세워 보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속적인 업데이트’입니다. 2, 3년의 전의 자료를 보고 투자자가 기업을 신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IR 자료에서 바뀐 내용이 있다면 수정합니다. 그리고 일정 주기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업의 가치가 곧 IR 자료라는 생각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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