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PPT를 만들 때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인가요?
내용 정리, 전략 수립, 스토리 개발, 디자인 등 저마다 어렵게 느끼시는 부분은 다를 것 같은데요. ‘쉬플리코리아’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장 많은 분들이 ‘슬라이드 디자인’을 꼽았다고 합니다.
뒤이어 스토리 개발, 효과적인 전략 표현이 많이 나왔는데요. 오늘은 많은 분들이 어려워하시는 경쟁PT 수주에 성공할 수 있는 디자인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직관적으로 디자인하라
직관적인 디자인이라고 하면 표현의 창의성이나 미적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디자인 또한 어떤 목적을 조형적으로 실체화하는 것으로 분명한 ‘목적’을 가집니다.
슬라이드 메시지는 텍스트를 통해 전달할 수도 있지만 이미지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기쁘다, 슬프다, 화나다 등의 감정은 말이나 글자보다는 표정이나 사진이 직관적입니다. 표정이나 사진을 활용할 때도 ‘기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선물을 받는 ‘상황’보다는 ‘기쁨’이라는 전달 내용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뻐하는 표정이나 크게 웃는 모습을 바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저희가 제작한 IR자료 중에 동영상 강의로 스마트 교실을 구축하는 업체가 있었습니다. 업체에서는 동작 인식 게임처럼 수학교육에 동작인식 기능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요. 아이들이 어렵게 느끼는 수학을 몸으로 배우면 놀이로 받아들여 쉽고, 즐겁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장점을 청중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쉽다’, ‘재밌다’, ‘친구들과 함께 배울 수 있다’로 요약해서 보여줄 수도 있지만 저희는 아이템 활용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디자인했습니다. 아이들이 즐겁게 학습하는 모습만으로도 장점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아이템 사용 방법을 같이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휴대용 호흡 재활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IR자료도 예시로 들 수 있는데요.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제품이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이미지를 합성해 보여주었습니다. 제품을 중심으로 사용하는 모습과 조깅, 수영하는 이미지를 배경으로 활용해 폐활량이 좋아지는 효과까지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의할 점이 있다면 ‘직접적인 표현만이 직관적이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가령 우유 판매 촉진을 위한 제작물을 만들 때 여러가지 자료나 이미지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판매량이 감소하는 기사나 그래프, 친환경적인 사육 환경 등입니다. 하지만 많은 광고에서 투명한 잔에 담긴 시원한 우유나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판매라는 목적에 더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들을 생각해서 목적을 파악하고, 목적에 맞게 디자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디자인 효과에 집중하라
경쟁PT에서 상대보다 나은 디자인은 ‘여러 요소에 치중하기보다 적합한 디자인’입니다. 하지만 비전문가 입장에서 요청은 디자인의 목적보다 시각화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자인에는 컬러와 이미지,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의 효과를 살리기 위해서는 디자인적 고민을 넓게 하는 것이 좋은데요. 가령 ‘어떤 컬러가 좋을까?’ 보다는 ‘어떻게 강조할까?’로 접근하면 컬러라는 범위에만 한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컬러가 가진 느낌이나 특징은 저마다 다른데요. 일반적으로 PPT디자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파란색은 전문성, 혁신, 도전의 의미를 담고 있어 공공기관이나 디지털, 금융 등 전반적인 산업에 사용됩니다. 초록색과 빨간색도 사용 빈도가 높은데요. 초록색은 자연과 융합, 친화적인 이미지를 연상시켜 ESG경영, 보건산업, 친환경적인 제품과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빨간색은 눈에 잘 띄어 집중이 필요한 곳이나 열정, 에너지, 적극성 등을 표현할 때 많이 쓰입니다.
저희도 제작을 할 때 아이템에 맞는 메인 컬러를 고민하는데요. 영화관이나 실내 공연장 등의 화재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확보하는데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한 업체가 있었습니다. 500ml 물 한 병보다 가볍고, 얼굴에 쓰면 되는 간단한 사용법 등의 강점을 가진 제품이었습니다.
효과적인 제품 표현을 위해 디자인기획 과정에서 메인컬러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요. 메인컬러 Red는 화재의 위험을 반영해 제품의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생명’과 ‘열정’, ‘에너지’의 의미를 담아 이미지와 어울리게 했습니다.
서브컬러로 활용된 Green은 Red와 보색 관계로 가시성이 높습니다. 또한 ‘안전’과 ‘보호’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간결하게 강조하라
‘제안’과 ‘설득’을 통해 ‘선택’받는 경쟁PT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디자인도 수주를 돕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간결함이 중요한데요. 심사위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많은 근거자료와 내용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간결함에는 단순함과 다른 힘이 있습니다.
핵심 내용만 넣어 보기 편하고, 이해하기 쉬운 구조로 전달하는 바를 명확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각적인 분산 없이 평가자를 끌어들여 핵심 메시지에 집중시킬 수 있습니다.
로고 디자인을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사업이나 자영업을 할 때 로고는 빼놓을 수 없습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기업의 첫 인상이자 수익(판매)과 연결되다 보니 만들 때도 신중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지나치게 미학에만 집중하다 보면 본래의 목적을 놓칠 수 있습니다.
언뜻 간단해 보이는 로고에는 브랜드의 정체성과 사업 분야, 아이템(상품, 서비스) 등 많은 정보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분명한 목적도 있는데요. 사업 분야나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하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인식시켜야 합니다. 되도록 기억하기 쉬워야 합니다. 그리고 제품이나 매체 등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색상과 독창성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여러 과정을 거쳐 브랜드 인지도를 다지고, 시장에서 차별화를 확보한 기업 로고의 ‘멋’이나 ‘디자인’만 가져오면 이러한 정보나 목적을 놓치게 됩니다.
일반적인 재질과 다르거나 특별한 요소가 들어간 명함을 받으신 적 있을 것입니다. 그런 명함을 받으면 한번 더 살펴보게 되고, 업종에 따라서는 제작물에 대한 기대도 하게 되는데요.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할 이름이나 직함, 연락처, 이메일 주소가 빠져 있으면 어떨까요? 글자 크기가 너무 작거나 알아보기 힘들면 어떨까요? 아무리 인상적인 명함이라도 기본적인 역할이나 목적과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PT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보를 간결하게 담고, 목적에 가까워질 수 있게 디자인적 요소를 활용한다면 완성도와 전달력 모두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해당 글은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자료 검색 및 취합 정리를 통해 작성했습니다.
책은 쉬플리코리아 김용기 대표님의 ‘최강제안경쟁 프레젠테이션’, 265P~ 에서 일부 가져왔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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