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자료 피치덱(Pitch Deck)의 중요성
몇 년 전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TV 프로그램이 유행했었다.
이 프로그램은 먼저 사연자 냉장고를 스튜디오로 가져오고, 유명 셰프들이 냉장고에 든 재료만으로 15분이라는 짧은 제한시간에 자신만의 요리를 선보이는 방식의 요리 경연 프로였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제한된 시간과 자원 내에서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스타트업 IR자료도 마찬가지다.
활용할 수 있는 재료가 많아도 정해진 시간이 있기 때문에 재료를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이는 IR자료의 기본 스토리 구성과 유사하다. 데모데이 IR은 기본적으로 경연 형태를 띠고 발표 시간도 5분, 7분 등으로 짧게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발표시간에 따른 IR 자료 피치덱(Pitch Deck) 구성
초기 스타트업의 IR은 투자자(심사역)를 대상으로 시드머니 유치 목적으로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가 궁금해하거나 관심 가질만한 내용으로 IR 자료를 구성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발표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내용을 전략적으로 취사선택해야 한다.
3분 IR자료 피치덱(Pitch Deck)의 예
3분은 정말 짧은 시간이다. 초로 따지면 180초밖에 안 된다. 그래서 피칭을 시작하면 인사를 한 뒤 바로 우리 아이템이 무엇인지 이야기해야 한다. 이어서 시장 규모와 전망에 대해 어필하고, 이 시장에서 수익 창출은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한다. 그간의 성과와 실적을 보여준 후, 팀 구성원과 각 팀원의 역량을 어필한다. 이렇게 스토리를 구성하면 대략 3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짧은 시간에 제품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와 비전 제시에 초점을 맞추고, 추가 설명은 질의응답 시간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5분 IR자료 피치덱(Pitch Deck)의 예
우리나라 데모데이 현장에서 가장 많이 제시하는 피칭 시간은 5분이다. 다음은 수많은 IR 컨설팅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5분 IR 기본 스토리 구성이다. 어떤 스타트업의 아이템이라도 쉽게 적용 가능하다.
3분과 5분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더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충분한 근거를 댈 수 있다.
5분 IR자료는 크게 3 파트로 구조화할 수 있다.
1. 아이템
아이템 파트는 PROBLEM > SOLUTION > PRODUCT의 흐름으로 구성된다.
- PROBLEM: 우리 사업의 고객을 정의하고,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과 시장에 존재하는 기존 제품의 한계를 설명한다.
- SOLUTION: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우리의 핵심 아이디어를 개념적으로 이해시킨다.
- PRODUCT: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제품화했는지(또는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흐름을 통해 우리 제품의 필요성을 공감시키고, 제품이 무엇인지 쉽게 이해시킬 수 있다.
2. 사업성
IR 피치덱이 창업 아이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자료인 만큼, 사업성에 대한 이야기는 필수다. 간혹 엔지니어 출신의 대표들이 기술의 우위성을 증명하는 데 시간을 다 쓰는 경우가 있는데, IR 피치덱은 발명대회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사업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다음의 덱이 필요하다:
- MARKET: 우리 아이템을 팔 수 있는 시장의 규모와 전망, 그리고 타이밍에 대해 이야기한다.
- BM (Business Model): 이 시장에서 우리는 어떤 수익 모델을 가질 것인지 설명한다.
- COMPETITION: 같은 시장에 존재하는 경쟁 제품과의 차별점을 통해 우리 아이템의 우위성을 부각한다.
일반적으로 MARKET > BM > COMPETITION의 흐름을 따르지만, 아이템에 따라 세 가지 덱의 순서를 바꾸는 것이 효과적일 때도 있다.
3. 신뢰성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는 누구나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시간이 걸리고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작은 제품이나 간단한 앱을 한 번이라도 만들어 본 사람은 이 사실을 잘 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누구나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실제로 만들어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여러분이 투자자라면 스타트업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잘 만들어낼 수 있는 팀인지 궁금하지 않겠는가? 이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 TRACTION: 아이템 개발 정도, 영업 실적, 성과 등 사업의 진척도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
- TEAM: 대표를 포함한 팀의 역량
투자자 관점에서 이 덱을 보고 믿을 수 있을지 고려하며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IR자료 피치덱(Pitch Deck) 스토리 스케치 TIP
마지막으로, 우리 회사에서 프레젠테이션 스토리를 구성할 때 자주 사용하는 스케치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5분 정도의 IR자료는 15페이지 남짓이기 때문에, 전체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우리는 주로 4등분한 이면지와 사인펜을 활용한다. 새 종이가 아닌 이면지를 사용하면 구성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아깝다는 생각 없이 쉽게 파기할 수 있어 좋다. 책상에 깔아놓고 마음대로 순서를 바꿔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파워포인트로도 할 수 있지만, 이 방법보다는 번거롭고 즉시성이 떨어진다. 얇은 볼펜이 아닌 굵은 사인펜을 사용하면 자연스럽게 디테일보다는 큰 흐름에 집중하게 된다.
이 방법은 IR 피치덱뿐만 아니라 사업계획서, 제안서 등 대부분의 프레젠테이션을 기획할 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팁이니 꼭 한번 실행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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